
아이들에게 다정한 당신, 오늘은 당신의 마음도 돌보셨나요?
조선경 원장(이웃사랑어린이집)
30년 동안 어린이집 현장에서 수많은 교사들을 만나왔습니다.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의 반짝이는 눈빛, 아이들의 작은 성장에도 기뻐하던 미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점점 지쳐가는 모습도 함께 보았습니다.
언제인가 어린이집을 떠나겠다며 한 교사는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가서도 키즈노트에 알람이 울리면 가슴이 철렁해요. 내가 너무 무능한 사람 같고, 머릿속에서 어린이집 생각이 끊어지지가 않아요. 쉬어도 쉴 수가 없어요. 이제 더 이상은 교사를 못하겠어요.”
안타깝게도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던 그 선생님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번아웃은 어느 날 갑자기 오지 않습니다
보육교사에게 번아웃은 작은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 마음의 에너지가 바닥나는 상태입니다.
다음과 같은 모습이 나타난다면 잠시 자신의 상태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신호는 "마음이 쉬고 싶다"는 몸과 마음의 메시지입니다.
보육교사가 특히 지치기 쉬운 이유
보육교사는 사람을 돌보는 직업입니다. 하루 종일 누군가를 돌보고 있지만 정작 자신을 돌볼 시간은 부족합니다.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부모와 소통하고, 동료와 협력하며, 다양한 행정업무까지 처리합니다. 울고, 웃고, 안기고, 떼를 쓰며 끊임없이 정서적 에너지를 요구하는 다수의 영아, 유아들. 교사는 그들의 감정을 받아주고 조절해 주는 쿠션같은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예민하고 요구도가 높은 부모님들의 심기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살피느라 전전긍긍하기도 합니다.
또한 보육교사들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갈등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편한 일이 있어도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별일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넘기는 경우가 많지요. 동료의 말이나 행동으로 속상했지만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봐 말하지 못한다거나, 업무 분담이 불공평하다고 느끼지만 “괜히 예민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참아 버립니다.
그러나 말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쌓이고 쌓여서, 결국 소진감이나 거리감으로 나타납니다.
오늘부터 실천하는 마음 돌봄
교사가 지치고 소진되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따뜻한 눈맞춤, 기다림, 공감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자, 오늘부터 마음 돌봄을 실천해 보실까요?
1. 나의 감정과 욕구 알아주기
퇴근길에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오늘 나는 어떤 기분이었지?"
실망스러운, 씁쓸한, 쉬고 싶은, 힘겨운, 뿌듯한, 감사한, 신나는, 혼란스러운...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긴장이 줄어듭니다.
감정 아래에는 욕구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 욕구를 찾아보세요. 인정, 존중, 유능감, 소속감, 안정감, 관계, 휴식, 성취 등의 욕구를 발견하게 된다면 다음에는 그것을 건강하게 충족시킬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예를 들어 ‘휴식’의 욕구가 있다면 ‘퇴근 후 업무 연락 끊기’나 ‘연가 사용하기’라는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번아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보다는 “지금 내 안에서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욕구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더 효과적입니다.
2. 작은 회복의 시간을 만들기
당신이 소소한 기쁨과 만족,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각자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잠시라도 그런 시간을 갖는 것은 깊은 숨을 들이쉬는 것과 같습니다. 그 숨은 쪼그라져 있던 폐와 뇌세포에 생기를 불어넣어 줍니다.
좋아하는 음악 듣기, 향기나는 차 한 잔 마시기, 자연 속에서 산책하기, 스트레칭하기, 일기 쓰기 등 하루 10분이라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관계와 소통 전문가 박재연 님은 저서 「조용한 회복」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나를 무너뜨린 마음의 상처에는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장 깊은 치유는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그 어떤 말보다 강한 침묵, 그 어떤 조언보다 따뜻한 지켜줌이 누군가를 일으킨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품에 안아줄 자연, 따뜻이 내 곁을 지켜주는 좋은 친구를 만나보세요. 한결 가벼워진 자신을 만나게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