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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잇는 육아이야기] 어린이집 첫 등원, 부모의 준비와 마음가짐

  • 작성일2026-02-23
  • 조회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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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첫 등원, 부모의 준비와 마음가짐

 

 

연성대학교 아동심리보육전공 교수 유주연

 

 

 

현관문을 나서기 전, 아이 가방을 한 번 더 확인합니다. 여벌옷, 기저귀, 물통... 다 챙겼는데 자꾸 뭔가 빠뜨린 것 같습니다. 사실 불안한 건 준비물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선생님이 우리 아이 울음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밥은 제대로 먹을까', '아직 말도 잘 못하는데...' 아이 손을 잡고 걸으면서도 자꾸 뒤돌아보게 됩니다.

 

처음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라면 누구나 이런 마음일 겁니다. 설렘보다 걱정이 앞서고, 아이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미안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이 불안은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마음을 어떻게 다루느냐입니다. 아이는 낯선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부모의 표정을 살핍니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이를 '사회적 참조'라고 부르는데, 부모가 편안하면 '여기 안전하구나', 불안해하면 '위험한 곳인가 보다'라고 판단합니다. 어린이집 문 앞에서 부모가 보여주는 표정이 아이에게는 일종의 안전 신호등인 셈이죠. 부모가 어린이집을 믿고 의연하게 보내주는 모습, 그것이 아이 적응의 첫 번째 열쇠입니다.

 

등원 전, 설렘을 예약하는 준비

본격적인 등원 전에 미리 준비할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어린이집 주변을 아이와 함께 산책하며 등하원 길을 익숙하게 해주세요. "여기가 우리 OO이가 다닐 어린이집이야.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 수 있대"라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해주면 아이는 어린이집을 낯선 곳이 아닌 '기대되는 곳'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가능하다면 담임 선생님과 미리 인사를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가정에서의 생활 리듬도 서서히 조정해주세요. 어린이집의 낮잠 시간, 식사 시간에 맞춰 가정 내 일과를 맞춰가면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할 생체 리듬의 격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인형이나 가족사진을 준비해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낮잠 이불처럼 개인 물품에 미리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적응 기간의 핵심, 안정된 헤어짐

적응 기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작별 인사'입니다. 아이가 울까 봐 몰래 사라지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분리불안을 키웁니다. 부모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경험은 아이에게 '언제든 엄마 아빠가 없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인사한 뒤 떠나세요.

 

이때 아이와의 이별 의식을 만들어보세요. 손바닥에 뽀뽀를 해주며 "엄마 뽀뽀 여기 있으니까 보고 싶을 때 펴봐"라고 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며 "다녀올게!"라고 밝게 인사하는 것입니다. 짧고 일관된 루틴은 아이에게 예측 가능한 안정감을 줍니다.

 

"금방 올게", "화장실만 갔다 올게"처럼 거짓말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정직한 정보를 더 잘 받아들입니다. "점심 먹고, 낮잠 자고 나면 엄마가 데리러 올게"처럼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시간 개념으로 설명해주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약속한 시간은 반드시 지켜주세요. '약속한 시간에 엄마?아빠가 돌아온다'는 확신이 쌓여야 아이는 안심하고 어린이집 생활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과의 파트너십, 그리고 하원 후 정서 케어

부모가 선생님을 신뢰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은 아이에게 '이 어른은 믿어도 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알림장이나 면담을 통해 아이의 건강 상태, 수면 습관, 좋아하는 것과 무서워하는 것 등을 상세히 공유해주세요. 선생님이 아이를 더 잘 이해할수록 아이의 적응도 수월해집니다.

 

하원 후에는 아이의 '정서적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 종일 낯선 환경에서 긴장하며 지낸 아이에게 퇴근 후 짧더라도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어주세요. 안아주고, 함께 놀이하고, 스킨십을 나누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대화를 나눌 때는 "오늘 울었어?"보다 "오늘 어떤 놀이가 제일 재미있었어?"처럼 긍정적인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을 해보세요.

 

적응 기간 중 대소변 실수가 늘거나 응석이 심해지는 등 일시적인 퇴행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받는 스트레스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혼내기보다 "그럴 수 있어, 괜찮아"라며 다독여주세요.

 

조급함을 버리고 아이의 속도를 믿어주세요

아이마다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릅니다. 옆집 아이가 일주일 만에 적응했다고 해서 우리 아이도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달이 걸리는 아이도 있고, 두 달이 걸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비교하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혹시 일하는 부모로서 죄책감이 드신다면 이것만 기억해주세요. 양육의 질은 함께 있는 시간의 양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짧더라도 온전히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부모의 단단한 믿음은 아이가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오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경험할 신나고 즐거운 순간들을 기대해주세요. 새로운 경험을 할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